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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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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일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마태오와 마르코 복음에서는 어부들을 제자로 부르시는 이야기가 예수

님 공생활의 시작에 나타납니다(마태 4.18; 마르 1.16-20 참조). 예수님께

서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만난 어부들에게 당신을 따르라 하시니 그들이 순

순히 그분을 따릅니다. 루카 복음서 저자는 그러한 어부들의 모습이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보였는지, 부르심에 관한 이야기를 카파르나움 활동 다음으

로 옮깁니다. 그래서 시몬 베드로는 부르심을 받기 전에 카파르나움에서 일

어난 기적들, 특히 자신의 장모가 치유되는 기적을 목격한 사람이 됩니다(

제 복음). 그리고 오늘 복음이 전하는 고기잡이 기적도 그가 예수님의 부르

심에 순순히 따를 수 있는 현실적인 배경이 됩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이렇게 명령하십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어부가 듣기에 짐짓 불쾌하거나 황당한 명령이

아니었을까요? 베드로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을지 모릅니다. ‘아니, 나자

렛 출신 주제에 어업에 대하여 알면 얼마나 안다고 감히 그물을 내려라 마

라 한다는 말인가? 우리가 밤새 노력하였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는데, 다시

그물을 내린다 한들 허탕을 칠 게 너무 뻔하지 않은가?’ 받아들이기 힘든 명

령이었으나 베드로는 어찌하였든 해 보려고 합니다. 카파르나움에서 본 일

처럼 혹시나하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한번 예수

님의 기적을 강렬하게 체험합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이는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며 사람을 낚으라,’는 주님의 명령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저합니다. 사실 요즘은 복음을 전하는 일이 너무나 어렵게 느껴집니다.

신자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돌아오는 것은 사람들의 시큰둥한 반응뿐이라

, 오히려 선교를 하면서 받는 상처만 크다고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스도를 체험하였기에 그분께서 지니신 놀라

운 능력을 고백합니다. 겉보기에는 척박한 땅이거나 텅 빈 바다처럼 보일지

라도, 그런 곳에서도 거두어들이시는 분의 권능을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저 묵묵히 땅에 씨를 뿌리고, 바다에 그물을 내리는 일을 합시다.

나머지는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